【 세상 사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

(남대문 시장)어느날 새벽에....

정호 사랑 2014. 1. 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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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円安, 엔야쓰 )

 

 

4 ~ 5년전만 해도 남대문 시장, 명동에 일본인들이 넘쳐났습니다.

엔고(円高, 엔다카)때문이었죠!!

몇년이 지난 요즘 이른바 아베노 믹스로 대변되는 일본의 경제 정책에 힘입은

엔저(円安, 엔야쓰) 현상

100엔대 1,500원했던 엔화가 지금은 100엔대 1,000원선

30% 정도 일본돈이 싸진셈이 되었죠!!

그래서인지 이젠 남대문 시장, 명동에서 일본분들 보기가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작년 5월경 남대문 시장까지 잘오던 263번이 명동 입구 정거장에서 우회전 하여

북창동쪽 남대문 시장으로 노선이 변경되었습니다.

 

허여,

예전

세번 버스를 갈아타던 예전과 달리 이젠 네번을 갈아타야만 남대문 시장에 도착합니다.

ㅠㅠ

 

 

방구뽕

 

 

벌금 지각 체크 시각이 7시인데

그렇게 네번을 갈아타고도 남대문 시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6시 이전

 

 

약 한달전인가요??

여느때와 같은 새벽 남대문 시장 출근길

세번째 버스인 263번을 한양대 굴다리(삼부 아파트) 정거장에서 갈아탄후

몇 정거장을 지나

신당동 어느 정거장에서 여성 두분이 타셨습니다.

계속 몇 정거장을 지나온 후

드디어

명동 입구

또 한번의 환승을 위해 제가 내리려는데

아까 신당동 부근에서 타셨던 여성 두분도 함께 내리려 합니다.

 

제가 먼저 내리고 정거장에서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두 여성중 한분이 쭈삣 쭈삣 제게 옵니다.

 

" 세존 호테루~~~ "

 

발음에서 단박에 일본분이신걸 눈치챕니다.

( 얼굴은 두분 다 일본분 같지 않았습니다. )

세종 호텔을 가려는데 어디인지를 물어보는거죠!!!

제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일본 말이 툭 튀어 나옵니다.

 

' 아~~~ 니혼노 가타데쓰까? (日本の方ですか?    일본분이십니까?) "

 

뜻밖의 제 일어 대답에 두분들 얼굴 표정이 금방 밝아집니다.

마치 18년전 제가 인켈에 재직시 일본에 4박 5일 일정으로 여행다닐때

일본 어떤분이 어눌하지만 성의있는 한국말로 또박또박 답변해 주셔서

제 얼굴이 밝아졌던것처럼

두분의 얼굴 표정에서 환한 반가움이 묻어납니다.

 

" 하이 소우데쓰(예, 그렇습니다.)

" 세존 호테루(세종 호텔) "

 

세종 호텔을 찾으시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국 여행중 숙박지가 그 호텔이었던 모양입니다.

남대문 시장과 명동을 둘러 보려고 숙소를 거기로 잡으셨던것 같습니다.

보통 일본분들이나 중국인등 외국분들은 버스 노선에 익숙치 않아 전철을 이용하는게 보통인데

이 두분은 새벽에 버스를 타고 정확히 명동 입구 정거장에 내리셨습니다.

세종 호텔을 찾으신다는 말에

제가 갑자기 헷갈립니다.

저도 이 명동 입구는 차타고 그냥 스치기만 할뿐 잘은 모릅니다.

 

헌데,

다행이 예전에 렝땅 가족분 일행이 이 세종 호텔에서 칠순 잔치와 돌 잔치를 한 관계로

버스 정거장에서 좌, 우를 한번 둘러보니

어디에 있는지를 알겠더군요~~~

버스 오는 방향 반대쪽을 손으로 가리키며 제가 말합니다.

 

' 아~~ 세종 호테루나라 고노 미찌오 막쓰구 이구또 약구 산빡구 메도루, 히다리 가와니 아리마쓰 "

(아~~~ 세종 호텔이라면 이 길을 곧바로 가면 약 300미터, 좌측에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제가 더 놀랐습니다.

잘은 못하는 일어이지만

그래도 20년이 넘었다고 이 정도는 입에서 그냥 튀어 나오더군요

ㅎㅎ

 

" 아리가또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 "

 

이말에 제가 한마디 더합니다.

 

" 오야구니 타데데 우레시이데스(도움이 되어서 기쁩니다) "

" 사요나라~~(안녕히 가세요~~~) "

 

제말에 그분들도

 "사요나라~~~" 하시면서 고개를 한번 숙이시면서 가시더군요

 

제 짧고 어줍잖은 일어 몇마디가 도움이 되셨을런지 모르지만

두분 여성분들에게 그래도 한국 여행의 첫 인상이 좋게 남겨지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새벽였습니다.

 

 


 

 

 1971년 빌리 브란트 전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전쟁 희생자들의

비석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있는 사진

 

 

 

일본분들

어두운 역사를 뒤로하고

우리나라와의 올바른 역사 의식만 선행된다면

참 좋으신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개개인, 한분 한분을 만나 보면 참 친절한 분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일본분들보다 친절한 민족은 없다 할 정도로....

하지만 여럿이 모이면 이상하게 대립되는 한일 감정

 

묵은 역사는 청산하고 미래 지향적인 일본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자극하는 말을 하지 말고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서로가 인정하고 돕는 진정한 아시아의 우방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 시간되시면 제가 2010년 12월 14일, 카테고리 " 남대문, 명동 이야기 " 란에 올린

 엔고(円高, 엔다카) 글도 읽어 보세요~~~  ***

 

http://blog.daum.net/cwk0507/50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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