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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 인켈의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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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 -- 인켈의 향수

 

여기 세 남자를 만난 후 집에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줄었다.

지금 갖고 있는 오디오에 나름 만족하며 지냈는데 영 시원찮고 시시한 느낌….

그들의 집에서 음악을 듣던 순간이 선하다. 모든 악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충만함,

공연장의 VIP석에서도 듣기 힘들 법한 생생하고 황홀한 사운드.

왜 그렇게 많은 남자들이 오디오에 열광하는지 알 듯한 기분이었다.

 

 

오디오와 함께라면 우주가 내 것
아티스트 최기석


"1985년부터 1989년까지 독일 쾰른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그때부터 오디오에 빠졌어요.

꿈의 오디오라 불리는 미국의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제품도 거기서 처음 접했지요.

20대라 돈도 없을 땐데 오디오 숍에 들어가 소리를 듣고 싶다고 하면 시연을 해줬어요.

최고 제품으로 소리를 들으니 너무 좋은 거예요.

 하루는 아는 분 집에서 음악을 듣는데 스피커를 처분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돈도 없으면서 날름 집에다 갖다 놓고 돈 될 게 없나 둘러 봤더니

결혼할 때 아내에게 준 금 목걸이랑 팔찌가 있는 거예요.

그걸 팔아서 비용을 댔지요(웃음). 소박한 스피커인데 추억이 있으니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저기 있는 나카미치 카세트도 언젠가 결혼기념일에 산 거예요."

철 기둥 작품으로 유명한 조각가이자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환경조각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최기석 교수는 이용백・문형민 작가 등과 함께

오디오를 좋아하는 대표적 아티스트로 꼽힌다.

몇 년 전 용인 목신리에 전원주택을 마련했는데 오디오가 있는 거실만 약 132m2. 오디오 시스템을 중심으로

책장을 짜 맞추고 그 위에 서적과 CD, LP 등을 진열했다.

장식장을 빛내는 오디오 시스템은 모두 명기다.

스피커는 클립시 혼Klipsch Horn과 B & W 두 조가 있고, CD플레이어는 스튜더Studer, 앰프는 마크 레빈슨제품이다.

 "클립시 혼 스피커는 안에 호른, 즉 나팔이 들어 있어서 재즈 음악을 들을 때 특히 좋아요.

 각 악기의 울림과 개성이 완벽하게 살아나죠.

그 옆에 있는 작은 스피커는 B & W인데 유닛으로 구성되어 음이 풍부하기 때문에 교향악에 잘 어울려요."

인터뷰에는 최 교수의 아내이자 꽃 그림으로 유명한 하상림 작가도 함께했다.

오디오를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금 목걸이까지 판 그녀는 "오디오에 대해 잘 모르지만

햇볕 좋은 날 마당으로 연결된 창문을 열어놓고

 바깥바람을 느끼면서 음악을 듣고 있으면 참 좋아요.

최 선생은 한여름이면 거실에 대자로 누워 음악을 듣기도 하더라고요.

지인들이 많이 오는데 처음에는 클래식을 듣다가 마지막은 꼭 김추자의 '봄비'로 끝나요"라며 웃었다.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 직접 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아내의 제안으로

남편이 며칠 전 KBS FM을 듣다가 반해 구입했다는

 레이첼 야마가타의 CD를 틀었다.

기타 선율과 음색이 한여름 밤의 파도 소리처럼 크고, 청명하고, 분위기 있게 울려 퍼졌다.

최 교수는 "볼륨을 1에 맞췄는데도 저렇게 소리가 커요"라고 했다.

"마크 레빈슨 같은 제품은 우리가 알던 것과 완전히 다른 소리를 들려줘요.

교향악을 예로 들자면 탬버린, 심벌즈등 숨어 있던 소리가 다 들려요.

편히 누워서 그런 소리를 듣고 있으면 온 우주가 다 내 것 같아요."

특별한 날이면 가진 돈을 몽땅 쏟아 부어 오디오 기기를 장만한다는 부부는

최근 만 50세가 된 걸 기념하며 매킨토시 'XRT 26' 스피커를 구매했다.

스피커 두 세트로 구성된 하이엔드 제품으로 22개의 중고역대를 담당하는 트위터를 장착해

인간의 가청 한계를 뛰어넘는 소리를 구현해낸다.

 20hz의 초저역대까지 완벽하게 재현한다는 이 기기를 통해 최 교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우주를 경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 방송국에서 주로 사용할 만큼 품질이 뛰어난 스튜더사의 CD 플레이어.
2, 3 용인 목신리에 지은 집의 하이라이트는 132m2에 이르는 거실.

앞쪽에 커다란 장식장과 오디오 세트가 있고 뒤쪽에 음악 감상 등을 위한 암체어와 테이블이 있다.

 

 

꼭 한 번 들어보세요!
 

 

 

1 Eva Cassidy'우리 시대의 가장 놀라운 목소리'란 찬사를 받은 가수답게 노래를 정말 잘한다.

재즈, 블루스는 물론이고 팝, 포크, 가스펠까지 소화한 놀라운 보컬.

햇볕좋은 날 친구들과 마당에서 맥주를 마시며 들으면 더욱 좋다.
2 Officium노르웨이의 유명 색소포니스트 얀 가바렉과 영국의 힐리어드 앙상블이 함께한

 음반으로 그레고리오 성가와 재즈가 결합한 듯한 음악을 들려준다.

유럽의 어느 성당에 들어가있는 듯 경건한 느낌. 아내도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
3 Antiphone Blues색소폰과 오르간이 빚어내는 신세계를 느낄 수 있다.

스웨덴의 한 교회에서 녹음한 이색적인 재즈 음반인데 클립시 혼 스피커로 들으면 각각의 악기가 지닌 특징과

 음색이 고스란히 살아나면서 풍성한 화음이 구현된다.

 

 

 


 



 

 

 

1년 반 전 통의동에 있는 한옥으로 이사를 온 최정훈 대표. 한 옥이야말로 최고의 '오디오 룸'이라고 말한다.

빈티지 가구로도 손색 이 없는 로더사의 'TP-1A' 스피커가 한옥과 잘 어울린다.

 

 

오디오는 아름다운 악기이자 가구

레코딩 회사 오디오 가이 최정훈 대표


"한옥은 음악을 즐기기에 최고의 공간이에요.

천장이 높아 울림이 달라요. 미닫이문을 열어 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

마당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요.

 비 오는 날 한옥에서 듣는 쇼팽의 녹턴이나 상쾌한 아침에 듣는 모차르트의 피아노곡은 정말 좋아요.

비나 햇살이 함께 연주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오디오 시스템은 미닫이문을 통해 마당과 연결된 마루 겸 거실에 있었다.

날씬한 다리에 라인이 우아한 사각 몸통의, 갈색 빈티지 오디오가 눈에 띄었는데

서까래나 창호 문과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블로그 이웃이자 제 오디오 라이프의 멘토인 김광호 선생님이 쓰시던 스피커예요.

영국 로더Lowther사의 'TP-1A' 모델이죠.

처음 본 순간 반해 전 세계 사이트를 뒤지고 다녔는데 없더라고요.

김광호 선생님께 좋은 조건으로 양도받아 집에 들여놨는데 아내가 "빨리 들어보자"며 재촉을 하더라고요.

 앰프를 연결해 음악을 들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깊고 자연스러운 울림과 깨끗하고 명징한 소리….

 아름다운 디자인의 빈티지 오디오는 음향 기기이자 악기, 가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스피커가 들어오면서 앰프도 잘 어울리는 '짝'으로 바꾸었다.

"좀 더 무거운 느낌을 주고 싶어 평소 잘 알던 앰프와 연결했는데 저역대의 음을 못 내더라고요.

고역대의 음도 모기 소리처럼 나고요.

그래서 앰프를 현대사운드에서 만든'오푸스Opus 4'로 바꿨어요.

스피커를 위해 맞춤식으로 만들어 최적의 소리를 들려줘요.

 로더가 유독 감도가 좋아 앰프랑 매칭하기가 어렵거든요.

앰프의 성향을 고스란히 반영하는데 '오푸스 4'와 짝을 이루면 중・고역대의 사운드까지

크리스털처럼 청명하고 깨끗하게 재현해냅니다.

" CD플레이어는 야마하 'GT-CD2'. 야마하에서 1990년대 초반에 출시한 제품으로

최고의 턴테이블을 만들던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생생하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를 낸다.

무게가 20kg 가까이 돼 주변의 진동에도 안정감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모든 시스템을 빈티지로 구성한 셈인데 빈티지 오디오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중역대의 사운드가 특히 매력적이에요. 사람 목소리가 대표적인 중역대 소리라

대부분의 사람은 중역대 소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요.

 저역대의 소리까지 풍성하게 끌어내는 다이내믹함이나 고역대의 음을 매끈하게 처리하는 섬세함은 부족하지만

중역대 소리를 정직하고 충실하게 구현해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음악을 듣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이상적이지요. 귀에 부담도 없고요.

하이엔드 오디오는 성형 미인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너무 예쁜 여자는 배우자로 부담스럽잖아요.

" 하하."

완벽할 만큼 뛰어난 품질에 빼어난 디자인도 빈티지 오디오의 장점.

 "사람들이 열광하는 빈티지 기기는 대부분 오디오의 황금기라 불리는 1960년대 전후에 만든 거예요.

 LP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마란츠나 매킨토시 같은 곳에서 다양한 명기를 선보였는데 최고의 나무를 쓴 것은 물론

 장인들의 목공예 기술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제작한 것들이라 품질이 무척 좋아요.

그때의 기술과 시스템을 지금껏 그대로 사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최 대표는 스무 살 때부터 음향 엔지니어로 일했고 컴퓨터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일반 스튜디오 녹음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지금 그는 음향 컨설팅과 엔지니어링을 기본으로 직접 레코딩을 한 음반까지 발매한다.

클래식 전문 기획사 크레디아에서 제작한 디토 앨범과,

김동규의 < 사월의 어느 멋진 날에 > 앨범의 레코딩을 맡기도 했다.

집 근처에 스튜디오가 있는데 스타인웨이 피아노까지 있는 이곳에서는

녹음과 믹싱 등 레코딩에 관한 모든 작업이 이뤄진다.

오디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음악 시간으로 거슬러 오른다.

 "음악 선생님이 한 달에 한 번 교실 불을 끄고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같은 클래식 명곡을 들려주셨어요.

< 별이 빛나는 밤에 >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팝이나 가요만 들을 때였으니 충격이었지요.

교실에 있던 스피커가 '아남 TL-3'이었는데 그전까지 컴포넌트로만 듣다가

제대로 된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니 소리와 감동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오디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 스무 살 때부터 돈을 모아 하이파이 오디오를 쓰기 시작한 그는 암크론 'DC 300 A2' 파워 앰프와

필립스 '931' CD플레이어, 마크 레빈슨의 앰프 등을 경험했고

지금도 쉬지 않고 오디오를 바꾸는 것 같다고 했다. 돈도 많이 들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투자'를 줄일 생각도 없다. "우리 인생의 모든 순간에 음악이 있잖아요.

행복했던 순간, 아름다웠던 순간이 음악을 연결 고리로 이어지지요.

오디오는 좋은 소리를 넘어 평생 가는 추억을 주는 것 같습니다."


 

 

 

1,로더사의 'TP-1A'를 위해 개발된 앰프 '오푸스Opus 4'.
2야마하가 약 20년 전에 선보인 빈티지 CD플레이어. 턴테이블처럼 깊고 풍성한 소리를 낸다.
3, 4집 근처에 있는 레코딩 스튜디오.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녹음실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 오픈했는데 최 대표는 이곳에서도 수시로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꼭 한 번 들어보세요!

 

 
1 Alexandre Tharaud영화 < 아무르 > 에도 잠깐 모습을 비친 프랑스의 떠오르는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스카를라티 피아노 작품집.

 평소 피아노 음악을 압도적일 만큼 많이 듣는데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연주가 아침과 잘 어울린다.
2 Capella Musica Seoul우리나라의 교회음악 전문 연주 단체인 카펠라 무지카 서울의 그레고리오성가 앨범.

우리나라의 정서로 해석한 음악이라 더 친근하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저녁이나 밤에 들으면 특히 좋다.
3 Martin Stadtfeld독일의 떠오르는 피아니스트 마르틴 슈타트펠트의 '바흐 평균율 1집'. 잘생긴 외모의 이 피아니스트는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 사상

 최초의 독일 우승자로 '제2의 글렌 굴드'란 평을 듣는다.

좀 더 파워풀한 바흐를 만나는 느낌!

 

 


 

 

 

 

 

 민경찬 대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개발 업체인 '이라이프 커뮤 니케이션'과

출판사 페퍼민트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집 거실이 최고의 공연장

출판사 페퍼민트 민경찬 대표

민경찬 대표 집의 '포인트'는 확실했다.

거실의 절반을 채우고 있는 오디오 군단! 민 대표는 "40평대 아파트인데도 오디오 몸집이

워낙 크다 보니 훨씬 좁아 보인다"며 멋쩍게 웃었다.

현란한 오디오 시스템은 가까이에서 보면 더 놀랍다. 앰프만 4대. "LP의 경우

그랜드캐니언 같은 거대한 골짜기에 음을 하나하나 새긴 거잖아요.

 미세한 바늘 끝으로 그 음을 찾는 건데 급작스럽게 증폭하면 소리가 망가져요.

헤드 앰프에서 1차, 포노 앰프에서 2차로 소리를 증폭한 후 프리앰프를 통해 소리를 다시 한번 끌어올리죠.

마지막은 파워 앰프에서 담당하고요."

오디오 시스템 뒤쪽으로는 수많은 케이블이 엉켜 있었는데 개중에는 구렁이 몸통만큼 굵은 것도 있었다.

 "전기세가 엄청나게 나올 것 같다"고 하자 민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케이블 두께와 전기세는 무관해요. 너무 두꺼워서 구부려지지도 않지만 사용중인

파워앰프와 궁합이 너무 좋아 울며 겨자먹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케이블 중간 중간에는 은색 보온재를 씌워놨는데 이건 또 무슨 목적일까? "케이블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전류를 전송하는 파워케이블과 신호를 전송하는 인터케이블・스피커케이블이 있습니다.

이 두 개가 서로 닿으면 간섭이 발생하면서 노이즈가 생기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거예요.

" 이런 세세한 장치와 도구는 오디오 시스템 주변, 아니 천장과 벽면까지 가득했다.

천장에는 노이즈 필터를 일정한 간격으로 붙였고 음향 패널과 케이블이 지나는 자리에는

미세한 진동과 노이즈를 잡기 위해 골프공을 두었다.

 음악 재생 기기에 외부 진동이 전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인슐레이터의 일종으로

흑단, 금속, 나무, 쇠, 골프공 등

공간의 크기와 구조에 따라 다양한 재질의 제품을 사용한단다.

민 대표는 "아내가 이런 얘기를 안 들어주니 오늘 신나서 얘기를 한다"며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들려주었다.

"스피커에는 주파수 대역별로 음을 재생하는 동그란 모양의 유닛이 장착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자석이 굉장히 중요해요.

페라이트, 알리코, 네오디뮴 같은 종류가 있는데 이상하게 저는 알리코가 들어간 것에만 끌려요.

음이 따뜻하거든요. 문제는 알리코가 비싸다는 거예요.

내전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 자이레에서만 나거든요. 운이 없는 거죠.

 유닛에는 폴리프로필렌처럼 우주공학이나 인공위성 등에 쓰이는 첨단 소재도 들어가는데 이런 건 또 감동이 안와요.

손으로 푹 누르면 쭉 찢어지는 얇은 종이로 만든 것만 좋아요.

최고 품질의 자석으로 극히 얇은 종이를 진동시키면서 내는 소리는 모든 막이 걷힌 듯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인터뷰 초반부터 입안에 맴돌던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이게, 불치병이에요. 암보다도 무서워요.

성북동 단독주택에 살 때는 1층에 오디오 룸이 있고 2층에 침실이 있었는데

새벽 늦게까지 음을 튜닝하다가 1층에 쓰러져 잔 적이 많았어요.

 피곤해서 도저히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오 하는 사람들끼리는 우리도 예술을 하는 거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마침내 원하는 소리를 찾아내는 희열은 말로 다 못해요.

재투성이 얼굴이던 아가씨가 말간 얼굴을 드러내는 느낌이랄까요?

 가수 김광석이, 판소리 김소희 명창이, 지휘자 카라얀이 내가 원할 때마다 살아나

실연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 소리를 들으면 쏟아 부은 돈과 시간이 하나도 안 아깝죠. 이런 게 또 삶의 힘이 되는 거잖아요.

" 하지만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을까? "비싼 오디오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 사용하는 스피커는 이노손110이라는 국산 스피커입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외산 스피커 가격의 절반도 안 되지만

제대로 만든 백로드혼 스피커라 소리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습니다."

잠시 숨을 돌리던 그가 "이럴 게 아니라 직접 음악을 한 번 들어보자"며

뮤지컬 < 빨래 > 의 OST를 CD플레이어에 넣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마침내 음악이 흐르는데 과연 신세계였다.

모든 악기와 소리가 최고급 와인의 향처럼 풍성하게 어우러지는 느낌. 배우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전해져,

작은 콘서트장 맨 앞자리에 앉더라도 이런 소리는 못 들을 것 같았다.

 "좋지요? 바로 이런 경험을 계기로 오디오 마니아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좋은 기기로 음악을 듣다보면 소리에 대한 감각이 저절로 생겨요.

어느 날 김소희 선생의 판소리를 듣다가 밤새 울었어요.

천둥 소리, 낙엽 밟는 소리, 바람이 계곡을 지나는 소리, 한숨 소리가 다 들리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판소리가 지닌 힘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고 하면 으레 클래식만 들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팝이든,

가요든, 영화 OST든, 국악이든 어떤 장르라도 상관없어요.

" 그가 소리의 신세계를 처음 경험한 때는 언제였을까?

 "초등학교 때예요. 어느 날 아버지가 '마란츠 7'을 집에 가져오셨어요.

빚 대신에 받으셨는지 어느 날은 또 탄노이 스피커를 들고 오고요.

그런 명기로 '돌아오지 않는 소년병', '죽어도 좋아', '백합꽃 피는 언덕' 같은 노래를 들었습니다.

삼촌이 음악 다방 DJ라 집에 LP도 많았어요."

어려서부터 소문난 오디오 기기를 두루 경험한 그의 최종 선택은 이렇다.

턴테이블은 독일 TW-어쿠스틱의 '레이븐 AC-3', 톤암은 쿠즈마의'4-Point', 진공관 앰프는

국산 브랜드인 '올닉Allnic'.

특히 올닉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데 동양권은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명기라고.

 

 

 

 1, 2.창문 쪽에 놓은 서브 오디오 세트. 스피커와 유닛 부분은 민 대표가 직접 조립했다.
3.오디오 전문가들도 깜짝 놀라는 오디오 세트. 턴테이블의 카트리지부터

진공관 앰프와 스피커까지 모두 최고 수준 이다.

 이 기기로 듣는 음악은 그야말로 황홀한 신세계였다.
4.턴테이블은 독일 TW- 어쿠스틱 '라벤 AC-3'.

 

 


꼭 한 번 들어보세요!

 


1 전인권의 < DESTINY >음악의 완성도가 많이 아쉽지만 전인권의 좌절과 아픔이 묻어난 앨범.

그를보면 항상 절벽 끝에 서 있는 듯 위태로운 느낌이 드는데 목소리에는 자유를 위한 갈망 같은 것이 들어있다.

국내 가수 중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이다.
2 김소희 판소리 < 춘향가 >우리나라 최고의 국창 김소희 선생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여울물 소리, 바람 소리, 기침소리 등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고 한창기 선생이 발매한 < 뿌리깊은 나무 판소리 전집 > 도 꼭한 번 들을 만하다.
3 뮤지컬 < 빨래 > OST뮤지컬 < 빨래 > 는 정말 재밌게 본 작품.

영혼의 얼룩이 지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집에서도 OST를 자주 듣는다.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같은 가사도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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