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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다보탑은 몇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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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다보탑은 몇층일까?

 

국보 20호 불국사 다보탑은 우리나라 탑 중 가장 화려하면서도 전 세계 그 어디에서도
같은 형태를 찾기 힘든 '유일무이한' 탑으로 유명하다.

 

한국 미술사학의 태두 고유섭(1905∼1944)은 그의 저서에서
"실로 불교권 내 제국에서 볼 수 없는 특출한 외양을 갖고 있다"고
극찬했으며 고고학자 김원룡(1922~1993)도 "빈틈없는 솜씨를 보여주고 있으며
석굴암 건설의 기술적 배경을 과시하고 있는 듯하다"고 평했다.

 

다보탑은 그와 동시에 많은 비밀도 간직하고 있다.

무엇을 형상화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으며 몇 층인지를 놓고서도 다양한 주장이 제기된다.

22일 경주대에서 열리는 신라사학회 학술발표회에서 다보탑 층수를 규명한 논문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신라와 경주사에 정통한 최민희 전 경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의 '균제와 착시로 본 불국사 다보탑의 층수' 논문이다.

 

 

 

그간 다보탑 층수에 대해선 1층설, 3층설, 4층설 등이 대립돼 왔다.

 문화재를 설명한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는 '그 층수를 헤아리기가 어렵다'고 서술한다.

여러 의견 중 바로 옆 석가탑이 명확한 3층이라는 점에서 다보탑도 3층일 것이라는 입장이 다수를 차지한다.

탑은 일반적으로 기단(탑의 기초), 탑신(탑의 몸체), 상륜(탑 위쪽 뽀족한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탑신 부분 몸돌·옥개석(지붕돌)의 개수로만 층수를 센다.

'다보탑 3층설'은 바닥에서 탑 중앙부 지붕돌까지가 모두 기단이며 위쪽 팔각형 탑신만으로 층수를 평가하는 견해다.

그러나 최 전 소장은 대칭과 비대칭의 조화, 착시 등 독특한 기법을 적용한

당대 신라 건축물들과 비교를 통해 '2층설'을 제기한다.

 결론적으로 다보탑은 기단과 사각형 기둥으로 구성된 1층, 팔각형 모양의 2층,

그리고 상륜부로 나뉘는 구조라는 게 최 전 소장의 분석이다.

불국사의 경우 전체 구역을 크게 대웅전과 극락전으로 대칭시키되 대웅전 구역은 난간을 2층으로,

극락전 구역은 1층으로 조성해 부조화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극락전 구역 난간 중앙부에 돌출형 돌을 넣어 2층으로 착각이 들게 했다. 탑도 마찬가지다.

 대웅전 앞의 서쪽에 석가탑, 동쪽에는 다보탑을 일렬로 세웠지만 이 두 탑은 완전히 상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보탑 자체적으로 1층을 사각형, 2층은 팔각형으로 만든 것은 이러한 비대칭의 일환이다.

다보탑에서의 착시현상은 팔각형 부분에 설치한 난간으로 인해 발생한다.

각각의 난간을 지붕돌로 착각하게 만들어 층수를 판단하는 데 혼란을 주려는 의도다.

 1층 탑신과 계단부를 쉽게 식별할 수 없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계단부에 기단 지붕 격인 갑석이 다보탑에는 없지만 튀어나온 돌이 있어 이를 갑석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게

최 전 소장 판단이다.

 계단부 높이가 나란히 있는 석가탑 기단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계단부=기단' 등식을 성립하게 한다는 것이다.

최 전 소장은 "신라인들은 대칭 속에 비대칭, 비대칭 속에 대칭, 착시효과를 건축물에 사용해 파격을 주고

단조로움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면서

"다보탑을 2층으로 조성했지만 3층탑으로 보이게 하는 절묘함을 발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순형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장도 "다보탑은 2층인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동양의 탑은 3, 5, 7, 9층 등 모두 홀수로 제작하는 게 전통이지만 다보탑만 특이하게 짝수인 2층으로 쌓아졌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2015.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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