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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는 이야기 】/▶정호 군대

네이버 밴드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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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밴드에 올린 글

 

 

정호 부대의 네이버 밴드에 제가 올린 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전군 유일의 치누크 대대, 301 유니콘 1중대원 여러분~~~

저는 3월달로 상병으로 진급하는 유니콘 1중대 최정호 일병의 아빠입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약 한달여전 XXX 중위님의 네이버 밴드 가입 의뢰를 받고서입니다.
네이버 밴드라는 SNS를 통해 군대간 아들의 사진이나 근황을 본다던가 생활관 시설,

각종 복지시설, 오른 월급등을 보면 요즘 군대 정말 좋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하지만 군대 아무리 좋아져도 이미 33년전에 전차병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친 저로서는

두번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은 1도 없습니다.
만약, 다시 제게 영장이 나온다면 집사람이며 정호며 다 모른체 하고 일본으로 밀항하렵니다.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포털 싸이트 다음에서 블로그를 8년째 운용하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포스팅한 글이 약 3,400개로 거의 이틀에 한번은 포스팅 한 셈입니다.

보통은 일상 생활에서 있었던 일들이나 저의 생업 이야기, 군대 이야기등을 써왔으나 작년 4월 입대 이후

정호가 자대를 치누크 대대로 간 후로는 제 군대 주특기인 전차 이외의 치누크 헬기에 대해서도

군대 이야기 카테고리란에 간간히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허여,

네이버 밴드에 올릴 글도 많지만 정호가 별로 달가와 하지 않는 것 같아 요즘은 잘 안올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장문의 이 글을 올리려 하는 것은 이 땅의 병역을 먼저 마친 여러분의 군 선배이자

예비역 병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입니다.

 

 


대한민국 성인 남자에게만 주어진 병역의 의무
신성한 국토 방위의 임무라지만 어느 누구도 흔쾌히 가기에는 너무도 낯선 곳
저의 아버님은 1983년, 51살의 짧디 짧은 삶을 간암으로 세상과 이별하셨습니다.
그로부터 한달후 대학 졸업, 또 다시 한달후 군 입대를 하였습니다.
집안에 돈 한명 버는 사람없는데 홀로 남겨진 할머님, 어머님, 그리고 누나, 여동생, 남동생
막막하고 풍비박산 된 집안 환경을 뒤로 하고 논산 훈련소로 향했습니다.


비록 쌍팔년도 군대는 아니였지만 1983년도 4월달의 논산 훈련소는 살벌했습니다.
내무반장, 조교에게 얻어 터지는 일은 다반사고 열악한 내무반 생활에 한달에 3,000원 받는 월급
한번은 사격장 갈때 호남 고속도로를 가로 지르는 연무교 위에서 지나가는 차위로 뛰어내려

탈영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기초 군사 훈련뒤 4주후 왜 하필 저만 기갑으로 주특기가 바뀌었는지??
그 당시 병 차출에 특전사와 기갑이 있었는데 이 두 병과만 아니면 그래도 군대 생활 편하다 했는데

어떻게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그많은 논산 30연대 동기생중에 저만 기갑이었습니다.

 


너는 이제 군 생활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하라~~~ 는 논산 조교의 위로 같지 않은 위로를 뒤에 두고

따블백 맨채 기차 타고 전라도 광주 송정역으로 갈때의 그 심정은 입대할때보다 정말 더 힘들고 막막했습니다.
송정역에서 하차후 버스 탑승, 부대 정문을 500m 앞에 두고 다시 하차
오리 걸음으로 육군 기갑학교 정문을 통과할때는 정말 하늘은 노랗고 지구는 둥글게 보였습니다.
하늘도 돌고, 지구도 돌고, 이등병인 저도 뺑뺑이 도는 험난한 짬밥 세상의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4km 구보 코스, 빰빠라에 멸공봉 여기가 어디냐???
유달리 배워야할게 많은 기갑학교 13주 후반기 교육
전차 이론에, 조종에, 사격에, 정비 하는 법에, 무전기 조작법에, 전술에….
일주일 깃수만 앞서도 선임이라고 군기잡는 선임 깃수에, 내무반은 구대장에, 교육 나가면 조교에….
하~~~ 정말 세상 살기 싫던 그때였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래도 몸이 고달프면 시간은 잘 가는 것 같았습니다.
13주 교육후 남들은 전방인 인제, 원통, 현리의 기갑 부대로 다 가는데 저만 또 혼자 조교로 차출
교육받던 상무대 광주 기갑학교에 저 혼자 남아 전방으로 가는 전차병을 가르치는

조교로 남은 군대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기갑학교 조교는 논산 조교나 유격장 조교 저리 가라 할 정도의 막강한 파워가 있었습니다.
전방으로 올라갈 전차 교육생들에게 자대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전차 이론이나 실습을 나름 열심히 가르치고

나는 대한민국 전차병의 조교다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군 생활을 한 결과
1985년, 우리 민족이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8월 15일, 비로서 저도 자유의(??)몸이 되었습니다.

 

 

 

301 유니콘 1중대원 여러분~~~


군 생활 안갈 것 같지만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메달아도 간다라는 말처럼 분명 시간은 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병이 일병되고, 일병이 상병되고, 그 상병은 또 육군 5대 장성중에 하나라는 병장을 달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병장은 별, 즉 스타가 아닌 병중에 장이라 병장이라 하는 것을 잘 아실테죠??
ㅎㅎ

저도 이제나 제대하나, 저제나 제대하나 한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33년이 지나 또 다른 저의 분신 최정호 일병을

치누크 유니콘 1중대원으로 둔 아버지로 변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여러분이 제대하고 사회 생활을 할때 또 다른 군대와 같은 장벽에 막혀 때로는 힘들어 할때도 분명 옵니다.
그리고 살다보면 대한민국이 그리 정의롭지 못한 나라임을 알게되고 절망하고 욕할때도 옵니다.
네!! 여러분은 그리 정의롭지 못한 나라 욕할 자격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군대를 회피한 X들이 이 나라를 욕하는건 정말 싫습니다.
스티브 유(유승준), MC 몽 등등 부당한 방법으로 군 병역을 면탈하거나 회피한 X들이 무슨 자격으로 이 나라를 욕합니까??
그들은 동 연배의 푸른 청춘들이 이 나라를 위해 밤잠 못자고 훈련에, 불침번에, 초소 경계를 설때

온갖 부와 권리는 다 누리고 정작 의무는 져버린 그들만의 일그러진 스타일뿐입니다.
여기서 스타는 스스로 타락한 자라는 뜻입니다.

 

 

301 유니콘 1중대원 여러분~~~


현재 여러분의 직업은 군인입니다.
군인이 무엇일까요??
군대에 있는 사람, 전쟁나면 싸우는 사람
네!!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럼 여기서 군대 선배인 제가 여러분에게 질문 하나 드려 보겠습니다.
군대의 존재 목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정답이 없는 질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왜 국민의 혈세인 막대한 예산을 군에 투입하고 60만 군을 두고 있을까요??
여러가지 대답과 의견이 있겠지만 크게 보면 저는 두가지의 목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군대의 존재 목적은 전쟁 억지력입니다.


1950년,

이 땅에 6.25 전쟁이 발발하여 약 3년여에 걸친 동족간의 전쟁으로 우리 국토는 초토화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그런 전쟁의 경험은 없지만 정호의 할아버지는 3사단 백골부대, 모르스 부호 통신병으로

6. 25 전쟁 기간 내내 고스란히 몸으로 막아낸 참전 군인이십니다.
이제 다시 이 땅에서 또 다시 그런 비극적인 전쟁이 터진다면 우리 나라 경제는 석기 시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한 경제 문제는 차치하고 어마어마한 인명 희생은 명약관화(明若觀火)일 것입니다.
여하한 일이 있더라도 이 땅에서 두번 다시 전쟁은 기필코 없어야 합니다.
그러한 비극적인 전쟁이 안 일어나게 하는건 군사력, 경제력도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바로 현역인 여러분의 정신 건강이 더 똑바로 서야합니다.


시간이 되면 제대하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21개월 이 시간만큼은 내가 나라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내가 그래도 이 나라에 살면서 가장 충성할 시간은 이 시간, 이때뿐이라는 생각으로…
여러분이 간부님들의 명령을 잘 따르고, 훈련을 숙지하고, 장비 운용에 최선을 다한다면 두번 다시 이 땅에

6. 25 같은 비극은 결단코 없으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군대의 가장 큰 존재 목적은 바로 전쟁을 안 일어나게 하는 전쟁 억지력에 있습니다.
하지만 만의 하나, 백만분의 하나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 이 땅에 다시 일어난다면

그때의 군대 존재 목적은 달라진다고봅니다.



둘째, 바로 승리입니다.


전쟁에 2등은 필요없고 또 준우승은 필요가 없습니다.
전쟁에 질 군대라면 개나 줘버리는게 옳다고 봅니다.
냉혹하고 잔인한 현실이 되겠지만 이 땅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저나 여러분, 여러분들의 자녀가

평생을 살아가야 할 이 땅이기에 결코 저들에게 져서는 안됩니다.
저는 비록 제대한지가 33년이 지나 이미 여러분들이 싫어하는 말 많은 꼰대(??)가 되었지만

만약 이 땅에 전쟁이 다시 발발한다면 할 줄 아는게 전차 조종이기때문에

남는 전차 한대만 준다면 몰고 북으로 올라가겠습니다
몸은 비록 20대 꽃다운 청춘같지 않겠지만 저의 아버님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기꺼이 이 땅을 위해 몸 바칠 것입니다.

지상에서는 전차가 갑이라고 정호도 저처럼 전차 타라고 고등학교 다닐때

양평 20사 기계화 사단(결전 부대)의 사격 및 기동 시범때 민간인 관람이 가능해 정호를 데려갔더니

관람석 7m 떨어진 곳에서 기동중인 K-2 흑표 전차 꽝~~하는 포 사격 소리에 놀란 정호가

" 이렇게 무서운 병과에 저보고 가라고요? " 하더군요~~~
그러던 녀석이 이건 뭐 전차보다 더 무서운 하늘을 나는 웅장한 치누크 헬기를 타고 있습니다.
고소 공포증까지는 없지만 헬기나 비행기 타는게 저로서는 썩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ㅎㅎ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란 말이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라는 말이겠죠!!!
하지만 저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건 군인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본분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유니콘 1중대원에게는 두가지의 의무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군인의 신분이니까 국가에 충성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몸 건강하게 제대하는게 바로 두번째의 의무입니다.
저는 유니콘 1중대원이 이 두가지 의무를 모두 충실히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여러분이 군대에 갈때 건강했던 것처럼 제대할때도 몸 건강히 돌아와야 합니다.
아니 입대 이전보다 더 건강해진 몸으로 다시 돌아와야합니다.


일병 말호봉인 정호는 정작 아직도 출구가 안보이는 칠흑같은 암흑천지이겠지만 군 생활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서 다시 집이라는 목적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충 때워도 어떻게든 흘러갈 국방부 시계이겠지만 나름 긍적적인 생각으로 남은 군 생활을 충실하게 한다면

21개월이란 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님을 알게되고 나중에 제대하면 그 힘든 훈련과 과정은 모두 추억으로 자리잡아

쓰디 쓴 한잔의 소주를 희석시키는 달콤한 안줏거리가 될 것입니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라는 말처럼 비록 오늘은 힘들지만 참고 견디는 군인으로서 국가에 충성하는

푸른 청춘 21개월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먼 시간 그리고 긴 시간 21개월이 흘러 건강한 몸으로 다시 집에 돌아와 여러분의 아버님, 어머님에게 

충성 복귀 거수 경례를 올리는 멋진 유니콘 1중대원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이 땅을 지키는 유니콘 1중대원의 푸른 청춘을 응원합니다.
분단의 이 땅, 내 나라를 지키고자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다울 시기의 꽃다운 청춘을 잠시 내려 놓은

유니콘 1중대원을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예비역 병장 최운기, 여러분에게 거수 경례를 올리고 이만 마치려합니다.

 



단결~~~



예비역 병장 최운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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