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 사는 이야기 】/▶서울 자양 초등학교

용훈이 친구에게~~~~

반응형

용훈이 친구에게~~~~

 

 

다음 글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서울 자양 초등학교 29회 동창회 " 카페에서

2008년 8월 20일 일괄적으로 발송한 메일입니다.

헌데, 29회 졸업생중 Daum에서 제가 열어논 카페를 보고 멀리 오산에서

박용훈이라는 친구가 카페에 가입을 했습니다.

( 근 35년만의 뜻 깊은 만남이었지요 )

그 친구와 메일로 주고 받은 글입니다.

 

 

(1)카페 전 친구에게 발송한 메일

 

제목 : 사랑하는 친구에게 ~~~
날짜 : 2008년 8월 20일 수요일, 오후 14시 51분 01초 +0900
보낸이 : "서울 자양 초등학교 29회 동창회 운영자 "


Daum 카페
 
사랑하는 친구에게 ~~~
 
 
 


사랑하는 친구에게





친구야 미움이 있거든
하얀 솜사탕으로 녹여보렴
친구야 노여움이 있거든
무지개 빛의 사랑으로 용서해 주렴





친구야 분노가 이글거리거든
맑은 이슬속에 곱게 묻어두렴
친구야 원한을 품었거든
미련없이 흰구름 위에 띄워 버리렴





친구야 욕심을 가졌거든
지나는 미풍에 날려 버리렴
친구야 아픔에 시달렸거든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드리렴





친구야 외로움에 애닯거든
조개껍질 하나라도
친근감을 가져보렴





친구야 실의에 빠졌거든
태양에게서 용기를 배우렴





친구야 샘이 나거든 한 발자국
물러설 수 있는 양보를 가지렴
친구야 고통이 있거든
미래를 생각하고 인내력을 길러보렴





친구야 고독하거든
누구에게라도 편지를 띄우렴





친구야 현실이 부족하거든
온 정성을 다하는 노력으로
미래를 설계해 보렴





친구야 사랑이 있거든
가슴속에 꼭꼭 심어보렴





친구야 소망이 있거든
가는 길목마다 꼭 띄워보렴


- 좋은 글 중에서 -
 


 최운기  
최운기印

 

 

(2)용훈이 친구의 답신 메일

   

친구야 좋은글 보내줌에 감사한다.

많은 시간이 흘러가고 이제 지나온 시간 보다는 남아있는 시간이 더 작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면서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갔다오고 사회 생활하다 다시 대학 입학과 졸업 어머니 돌아

가시고 착한 여인 만나 결혼 아들 딸 낳고 이게 행복인가 싶었는데....

착한 옆지기가 갑자기 찾아온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지도 1년이 넘었구나.

생각해 보면 초등학교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 지금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단다.

내 주변을 돌아볼 겨를도없이 지내온 시간들...

이제는 옛 추억도 되새기면서 남아있는 시간을 소중히 보내고 싶구나. 친구야 고맙다!!


 

(3)용훈이 친구에게 재 발송 메일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아픔과 이별을 겪으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

카페를 연지 이제 겨우 100여일 되어 가는 이때 그래도 가끔 동창회 모임에 만나는

친구들에게는 카페 가입을 거의 반 강압적으로 (?) 요구하다시피 해도 가입 안하는

친구 녀석들인데 한번도 만나지도 못하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박용훈이라는 친구가

인터넷을 통해 아주 정확히 우리 카페에 잘 찾아왔다.

막연히 자양 초딩 동창이라는 인연 하나로 이제 50의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에

무엇이 그렇게 바쁘고 살기가 힘들었는지 아련한 기억의 저편,

회색 빛 망각(忘却)의 바다를 건너버린 유년(幼年)의

우리들의 자양 초딩 시절 기억을 다시 찾고자 그렇게 반가운 친구가 우리 놀이터로 찾아 온 것이다.

 

헌데,

그저께 내 메일로 들어온 용훈이의 개인적인 사연은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있다.

친구들 누구하나 이제껏 살아온 과정이 평탄한 친구는 몇 없으리라 본다.

다들 힘들게 살아 왔고 또, 지금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용훈이의 짧다란 답신 메일을 통해 착한 사람과 결혼하고 아들, 딸 잘 낳고 이게 행복이란걸

겨우 느낄 즈음 작년에 병마로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는 ....

그 큰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기에 이제 겨우 1년이 지났을뿐이란다.

 

용훈아 !!!

나의 괜한 메일이 이제 조금씩 사그라지는 너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은것인지...

괜한 짓을 했다 싶다.

하지만 용훈아!!!

우리 나이에 용훈이처럼 큰 슬픔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사는 친구도 많이 있다.

나 역시 혼자 벌어서 7식구의 생계를 책임지셨던 아버님도 사는게 힘드셨던지 51살의 짧은 생을

고통스러운 간암으로 마감하셨다.

 

1983년 1월 31일, 집안 가장의 운명은 나머지 이승에 남겨진 7식구 삶을 통째로 바꾸어 버렸다.

그로부터 2달후인 4월 1일, 장남인 나의 군 입대로 우리 집안은 거의 쑥대밭이 되었다.

나도 그런 아픔을 어떻게 견디고 지내왔는지 기억조차 하기 싫고 기억도 못하지만 그래도 난 살았다.

지금은 사랑하는 아내도 있고 위로 딸, 아래로 아들을 두고 있다.

어머님 몇년 전에 갑상선 암이 발생했으나 다행히 초기이고 수술이 잘되어 지금은 약만 복용하셔도

될만큼 아주 건강하시고 아버님 당신이 생전에 그렇게 힘들게 지켜 나에게 준 100평의 땅을 작년에

빌라를 지어 나는 집사람과 아이들과 3층에 살고, 어머님은 4층에 사신다.

 

예전에 가게에서 일을 하다가 커터 칼에 엄지 손을 약간 베었다

(사람 , 신체 어디 하나 다쳐서 안 아픈곳 있냐 ?)

하도 아파 후시딘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는데도 욱씬거렸다.

괜히 신경을 쓰면 더 아파 아에 일주일간을 신경을 안쓰고 살았다.

그런데 열흘후인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경을 안쓰고, 잊고 살았더니 통증은 무디어 지고 나중에 그곳에 새살이 돋아 있더라!!!

 

우리내 인생도 이와 같은것 같다.

슬픔, 아픔, 어려움, 괴로움, 이별, 고통.....

이 모든 힘든 것을 때마다 느끼고 인식하면 더 아파오고 마음만 쓰려진다.

때로는 적당히 잊고 사는게 어쩌면 상처 치유에는 더 빠른 일인지도 모르겠다.

난 신의 존재는 안 믿지만 이러한 인간의 커다란 상처를 치유하라고 신은 어쩜 인간에게 망각(忘却)이라는

장치를 달아놨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우리 아버님 돌아가시고 계속 아버지!! 아버지!! 하고 슬픔과 외로움에 갇혀 살았다면

난 지금 여기에 없을지도 모른다.

  

세월이 약이라고 시간은 인간의 모든 아픔을 치료한다.

상처난 자리에는 새살이 돋고  그 새살은 다시 우리에게 살아갈 힘과 용기를 준다.

 

친구야~~

아내의 운명을 너무 슬퍼하지는 마!!

네게는 이 땅에 남겨진 딸과 아들이 있잖아

네가 그런 딸, 아들과 오손도손 잘 살아가는걸 집사람도 먼 저곳에서 나마 미소로 보고 있다는 사실

너나 우리 친구들 모두 매사에 항상 열심히 하고 아이들 위해 살다가,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살다가

그런 우리 자식들이 이 땅에 혼자 두발로 굳건히 서는 날 그때 우린 이 땅을 떠나도

아무런 후회도 들지 않을거야

그렇게 되기 위해 우리 모두 남은 인생을 열심히 살자.

 

한국 야구도 이번 베이징 올림픽 대 일본전에서 8회말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지 않았니 ?

우리 인생도 9회로 보면 이제 6회나 7회쯤이다.

조금만 열심히 하면 나나 우리 친구들도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릴 것이라 믿는다.

 

 

 

 

 

** 우리 친구들 모두 역전하는 인생이 되기를 고대하며

 

    비오는 날 주저리 주러리 ...

 

    난, 요즘 비오는게 너무 좋다.

 

    술 한잔도 너무 좋고 .... 

 

 

 

 

앞줄 파란 상의 입은 제 뒤로 용훈이 친구가 보입니다.

( 2009년 9월 운악산에서... )

 

 

 

 

 

 2010년 5월 충북 영풍면 조령산에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