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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렝땅 액세서리 】/♠남대문,동대문이야기

짝퉁 진주 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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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남대문시장의 한 진주 전문점. 지름 11㎜짜리 진주 37톨로 구성된 목걸이를 60만원에, 지름 15.2㎜ 반지용 진주 한 톨을 35만원에 팔고 있었다.

시장 도매가격이 목걸이 150만원대, 반지용 진주도 150만원대에 유통되는 데 비하면 3분의 1 가격이었다.

이곳 주인은 “천연 양식 진주인데 이 정도면 정말 싸게 사는 것”이라고 했다. 업자는 그 외 별도의 설명을 하거나 보증서를 주지는 않았다.

 구입한 진주를 한미보석감정연구소와 한국진주과학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두 방사선 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진주과학연구소 박경민 소장은 “방사선을 쬐면 진주 내부의 핵이 검게 변하면서 전체적인 빛깔이 은회색으로 바뀌는데,

이러한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방사선을 쬐어 색이 변한 은회색 진주 목걸이(위)와

일반 천연 양식 진주 목걸이.

 방사선을 쬔 진주(오른쪽)와 일반 진주 단면. 진주에

방사선을 쬐면 내부의 핵이 검게 변하고 이 색이 진주층을

통과하면서 은회색을 띤다.

 

 

 

값싼 백색·황색 진주에 방사선을 쬐어 은회색으로 변색시킨 ‘방사선 진주’가 최근 2년 새 남대문·종로3가 등의 귀금속 상가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자는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팔고 있다. 방사선 진주는 방사능 물질을 포함한 것이 아니라서 인체에 해는 없다.

하지만 햇볕에 오래 두면 원래 색으로 되돌아가고 표면이 약해져 쉽게 망가진다.

 귀금속 업계는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진주의 20% 이상이 방사선 진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사선 진주는 업자가 일본에서 경매를 통해 대규모로 은회색 진주 값의 20~50%에 불과한 값싼 백색·황색 진주를 산 뒤 현지 업체를 통해

방사선 처리하고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으로 유통한다. 업자들은 많게는 5배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국가기관과 일부 진주감정원도 방사선 처리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정읍의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일정한 사용료를 받고 진주에 방사선 처리를 해주고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1980년대부터 업자들이 진주의 변색을 요구하면 방사선 처리를 해주고 있다”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국가 시설이라 정당한 요금을 내면 불법이 아닌 이상 막을 이유는 없고 유통 과정의 문제는 연구소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2시간에 최대 200톨의 진주에 방사선 처리를 하고 사용료 1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진주전문감정소인 A감정원은 방사선 식품처리업체 B사를 통해 2008년부터 4년간 약 40㎏의 진주 등을 방사선 처리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실험 목적으로 의뢰한 것일 뿐 유통하려는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주 10㎏은 3000~5000톨 분량이다.

업계에서는 “실험 목적치고는 너무 많은 분량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방사선 진주가 판치는 이유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은회색 진주를 선호하는 데다 단속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

 방사선 처리를 해주거나 파는 것 모두 현재로선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진주는 다이아몬드와 달리 보증서를 주는 관행이 없다. 업자가 알리지 않으면 소비자는 속고 살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한국진주협회 관계자는 “90년대 염색 비취, 방사선 토파즈가 문제가 되면서 시장이 무너졌다”며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방사선 진주를 파는 업자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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