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적 자양 초등학교 시절
우리집에도 슈퍼맨이 계셨었다.
혼자 벌어서 7식구(2남 2녀에 할머니, 막내 고모)를 부양하고 오로지 한 직장(구의 수원지)에서 20년을 성실히
재직하셨던 그런 슈퍼맨이 계셨었다.
가진것 그리 넉넉하진 않았으나 그저 자식들 커카는게 고마워서 매일 우리를 보면 "허 허 !! "하시는
마음좋은 슈퍼맨이 계셨었다.
당신 그렇게 좋아하시는 쇠주 한잔의 돈도 흔쾌히 우리들 용돈으로 주시는 그런 슈퍼맨이 계셨었다.
입을것 제대로 못 입으시고
먹을것 제대로 못 드시고
네자녀 교육과 부양에
사는게 힘드셔도 내색하나 하지 않으시고
오로지 우리를 위해 헌신하신 슈퍼맨은 삶이 힘드셨던지 51살의 짧은 생을
고통속의 간암으로 마감하셨다.
그런 슈퍼맨의 과보호 밑에서 세상 사는게 무언지도 몰랐던 나는 50을 바라보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로
또 다른 슈퍼맨이라는 이름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비록 아버지 같은 슈퍼맨은 아니지만 그래도 난 1남 1녀의 자상한 아버지로,
집 사람의 가장 사랑하는 남편으로
그리고 홀로 남겨진 어머님의 소중한 큰 아들로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슈퍼맨으로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 그 슈퍼맨의 역활을 정호, 예나에게 물려주고 이 세상을 떠나 가는 날
만날 수만 있다면 ......
뵐 수만 있다면 .....
무릅꿇고 생전에 그렇게 좋아하시던 소주 한잔을 진짜 슈퍼맨에게 따라 드리고 싶다.
그리고 평생토록 하고 싶었던 이 말을 하고싶다.
" 아버님 !!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
** 어제(2012년, 1월 9일)가 아버님의 기일이었습니다.
벌써 28년전의 일이지만 23살의 철부지 대학생이었던
저는 어느덧 1남 1녀의 아버지로 변했고
제 나이도 어느덧 돌아가실때의 아버님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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