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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

못내 아쉬운 가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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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09/11/8) 새벽

어제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는 듣고 잤지만 새벽 4시 50분에 일어나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 추적 내리고 있다.

며칠전 갑자기 밀어닥친 추위는 언제 그랬냐는듯 한 3 ~ 4일은 완연한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이제 이 비가 그치고나면 또 다른 겨울이라는 계절이 우리를 찾아오겠지?

계절은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는데 어쩜 그리 제때 잘 찾아드는지?

 

 

 

새벽 시장에 나가는게 10년 습관이 되서인지 오늘 일요일인데도 눈이 일찍 떠졌다.

시장에 나가기전 밤새 카페의 어떤글이 올라왔나 또는, 어떤 친구가 다녀갔나 하는 흔적을 확인하곤 한다.

지금도 카페의 문을 두드리니 이 이른 새벽에 벌써 작은 경애가 다녀갔네!!

ㅎㅎ

 

부지런도 하시지!!

 (  부지런한겨?  아님, 나이가 들어 잠이 없어진겨?  )

작년, 5월 21일 우리들의 놀이터를 싸이버 세상에 건설한지 어언 1년 6개월여!!

나름대로 우리 놀이터에 그네뛰기 시설도, 미끄럼틀 시설도, 친구들 와서 편히 쉴수 있는 의자도 마련하고,

가지각색의 커피도 준비해 놓았지만 아직까진 너무 미흡한것 같다.

우리 1974년 자양 초등학교 졸업할때 기수 인원이 364명인데 고작 카페에 가입한 친구들 35명

그 많은 친구들은 이 세상 하늘 아래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이제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에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 초딩 친구들이 생각나지는 않는지?

보고 싶지는 않은지?

 

죽어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도 찾아주지도 않는 카페,

그나마 이제껏 카페에 한줄이라도 달아 준 친구는 35명중에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이고....

때로는 나혼자는 힘들어 못하겠다라는 생각에 이쯤에서 카페접을까 하는 생각, 아님 카페지기를 딴 친구에게

넘겨주고 나는 늙었으니깐(?) 이선으로 후퇴할까 하는 생각도 때로는 해본다.

 

 

  

가을이라 그런가?

요즘 생각이 많아진 상범이처럼 나도 생각이 많아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에 상범이 산에 간다는 글을 보면 연락해서

나도 떠나고는 싶은데 울 마님 인상 박박쓰는걸 보면 그럴 수도 없고 ....

내 나이 정도면 이젠 어느 정도 사회적 기반도 잡았어야 하는데 그동안 뭐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올 5, 6월 양안을 다 백내장 수술하고 그후에 오는 노안때문에 신문볼땐 안경도 써야 했다.

 

 

 

이러한 자괴심은 나를 더욱 더 구석으로 몰아가고 초라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내가 그나마 이렇게 웃을 수 있는건

친구들이 항상 옆에 있어서가 아닐까?

올 1월, 산이라곤 초딩때 아차산간게 유일할 정도로 산 한번 안찾은 몸인데 어쩌다 울 아들

" 넌 못난 애비처럼 세상을 살지 말아라 " 하는 생각에 청계산에 친구들과 같이 산행한 이후로 특별한 바쁜 오더나

선약이 없으면 한달에 한번 가는 친구들과의 산행에 꼭 참석하려고 한다.

늦게 배운 노름에 밤새는줄 모른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산에 갔다오면 뭔가 복잡했던 내 생각들이 산 정기에

카타르시스되어 집에 돌아올땐 발걸음이 훨씬 가져워지는것 같다.

 

 

 

 올 산행중에 가징 힘들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얼마전의 설악산 산행만 해도 그렇다.

거의 10시간에 이르는 산행은 내 왼쪽 무릎의 습관성 탈골을 재발하게 했지만 갔다온 일주일 내내

그 감동이 밀려와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다.

내가 너희들때문에 이 멋진 산행과 사진도 얻을 수 있지 혼자면 내 인생에 설악산 갈일 꿈에도 없다.

정말로 ....

 

( 설악산!!! 설마 악소리야 나겠냐 하는 설악산 ㅎㅎ 진짜 " 악악 " 되고 올라갔다. )

멀리가고 높이 오르는 산행이라 아침 일찍 혜민병원에서 출발하자고 계획해 시간 맞춰 화정역에서 온 미화

(새벽 4시 기상했다고 함),

 오산, 용인에서 멀리 온 용훈이, 효숙이....

그리고 설악산 갈때 운전하느라 고생했고,  산행에서도 항상 선두에서 서서 우리를 이끌어 주는 K2

K2?

누군지 알겠냐?

 

K2란 우리나라 산악 용품을 만드는 회사 브랜드인데 " 산에 대한 모든것 " 이란 캐치 프레이즈를 내세우는 회사이지!!!

즉, 산에 대한 모든것을 알고 있는 친구 !!

원유복이지!!

뭔. 산을 그리 많이 알고 또 지리는 어떻게 그리 밝은지?

하긴, 이번 산행까지 합쳐 설악산만 18번째라는 더 이상 뭔 말이 ....

여보게~~~ 난, 처음일세

 

 

 

 선두에 이런 유복이 친구가 있다면 후미엔 항상 용훈이가 있다.

산행을 힘들어 하는 친구들의 후미에서 도닥거리고, 쉬게하고, 또 내려 올땐 기꺼이 자기 폴대도 내어주는....

산에 잘 못오르는 친구들은 용훈이가 있어 언제나 든든하다.

못 오르면, 못오르는 대로 제 페이스를 잃지 않게 하는 친구가 바로 용훈이이다.

중간에 솔직히 낙오할것 같았던 한용이도 용훈이의 도움으로 결국엔 대청봉 정상에 올랐다.

 ( 예봉산 산행에서 너무 힘들어 해서 .... ) 

 

이번 설악산 산행은 산행에 참가한 친구들 모두에게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자리할것 같다.

지금도 난, 이 설악산 사진을 보며 빙그래 미소짓곤 한다.

그래도 대청봉에서 사진 한장 건졌으니 뭐? 찔뜩거리고 올라갔어도 성공은 성공이지 뭐?

 

그동안 항상 산행 함께한 일동이나 미자가 함께 못해 조금은 섭섭했지만 내년엔 날씨 좋은때 잘 선택해서

한 친구도 빠지지 말고 올라가는길 내내 발밑 아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그런 날을 택해 또 한번 가자~~~

물론, 다른 모든 친구들도 내년에 더 많이 참석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년엔 스타랙스가 아니고 봉고차 두어대 대절해서 가자.   ㅎㅎ

 

 

 

글을 쓰는 지금도 비는 추적 추적 내리고 ...

가을은 깊어만 간다.

깊어가는 가을만큼 우리의 생각도 깊어지고 우리의 삶도 깊어졌으면 한다.

 

늘, 그곳에 있는 친구들아~~~

 

때론, 사는게 힘들고 바쁘더라도

내가 힘들고 외로울때 내가 너희들의 이름을 부를때 그리 오랜 시간 지체하지 않고 바로 달려 올

그런 진정한 친구들로 남아주길 기원한다.

나 또한, 너희들에게 그런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것을 약속할께!!

 

 

                             ---   48살의 깊어가는 가을, 비는 추적 추적 오는 어느 새벽녘에 카페지기 주저리주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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