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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

삶의 단상(短想) -- 산다는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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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건 무엇인가?

 

 

 

거의 매일을 한강에 자전거를 타고 나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운동을 하고 온다.

어제, 오늘 보이는 초 여름 같은 날씨에 꽃들도 수줍은 색시의 속살처럼 망울을 살포시 보이려 하고 

봄꽃이라 할 수 있는 개나리 꽃도 부분적으로 노란 망울을 보인 오늘 하루였다.

허리가 아파 종전에는 운동을 해도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근력 운동을 주로 했는데 이제는 많이 좋아져

올해부터는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를 병행해서 운동을 한다.

 

오늘도 코스대로 철봉에서 일명 꺼꾸리 운동을 한 다음 역기를 들려고 다이에 드러누웠다.

순간

머리맡에서 보이는 나무 몇 그루의 잎새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오 헨리의 " 마지막 잎새 " 같은 몇잎 남지 않는 그런 초라한 잎파리가......

작년 11월부터 이어진 그 혹독한 겨울 추위와 바람을 이겨 내고도 아직까지 떨어지지 않는

잎새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했다.

헌데.

여기서 나는 그 짧은 순간에 우리네 인생도 어쩌면 이 모진 바람에 찢겨진 앙상한 마지막 잎새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모진 추위와 바람을 이겨냈어도 이제 곧 그 자리에서 새로 돋아날 새순을 이기지는 못할것이다.

 

우리네 인생

48년의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친구들 나름대로 이제껏 힘겨운 삶을 살아온 친구들도

나를 포함해 많이 있을것 같다.

그 어떤 어려움도 이제껏 다 헤쳐 왔는데 나이라는 세월 앞에는 장사가 따로 없는것 같다.

자식들 커가는걸 보면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친구들은 들지 않는지 ....

예전에 내 아버지가 나만 보면 " 허허 " 했던 웃음을 이젠 네가 우리 아들을 보며 " 허허 " 한다.

우리 아들 이런 내가 이상한지 " 왜요? " 한다.

내 대답은 물론 간단하다.

" 그냥!!!  "

아무 이유없다.

이놈아~~ 너도 크면 나중에 니 자식보고 허허할껄!!!

그땐 왜 우리 아버지가 허허했는지 너도 그냥 잘 알게될꺼다.

이게 인생이다 라는걸 너도  알 나이가 오겠지!!!

 

작년부터 시작된 선천성 백내장에 노안까지 와 작은 글씨는 개미 기어 가는 것으로 보이고 열흘전부턴 염색도 시작했다.

며칠전 이제 중학교 1학년 된 아들놈하고 외식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100m 달리기를 했다가 졌다.

딴에는 충분히 이길수 있을것 같았는데 ....

어거지로 우겨서 두번을 했는데 두판 다졌다.

OTL,     ㅠㅠ,      안습 ~~~~

짜식!!!  늙어가는 애비 불쌍해서도 한판은 줘주지!!!  ( 나쁜 놈!!, 후레자식!!, X 시끼!!, 이런 십장생!! )

애구 ~~~아들아~~

애비도 이젠 늙었나 보다.

마음은 청춘이지만 몸은 지천명이란 인생 막장(?)에 다달은 3분의 2 인생이다.

 

모진 추위와 혹독한 바람을 이겨낸 잎새도 돋아나는 새순을 이길 수는 없다.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기 때문에 부정하거나 거부하지는 않는다.

마치 우리네 아버지가 우리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었던 것처럼 때가 되면 나도 내 아들에게 물려줄건 물려주고 

지구라는 이 조그만 혹성을 떠나 언젠가는 나도 내 별, 안드로메다로 돌아가련다.

 

언제가 ....

먼,

언젠가 ....

나,

내 별로 떠나는 날 

천상병 시인은 귀천(歸天)이란 시에서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 " 라고 말한다지만 

나는 이렇게 노래하련다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

오늘도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

 

** 친구야~~ 인생은 열심히 사는데 가치가 있다.

    오늘도, 내일도, 네엘(?) 모레도 열심히 달리자 ~~~~~~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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