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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는 이야기 】/▶나의 이야기

영화 첨밀밀(甛蜜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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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첨밀밀(甛蜜蜜)

 
 

어제(19일) 오후 EBS1 " 일요 시네마 " 에서 본 홍콩 영화  첨밀밀
등려군(덩리쥔)의 노래로 첨밀밀만 들었지 영화로는 어제 본 게 처음이었습니다.


1996년 개봉된 첨밀밀은 장만옥, 여명, 증지위, 양공여 등이 출연했고 러닝 타임은 118분입니다.
 




1986년 소군은 멀리 톈진에서 홍콩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다.
힘든 타향살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많이 벌어 연인 소정과 결혼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 맥도널드에 간 소군은 영어도 광동어도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주문부터 진땀을 빼게 되고 결국 이요의 도움을 받아 주문을 마무리한다.

만남이 잦아지면서 둘은 등려군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외롭고 힘든 타지에서 서로 의지하던 둘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애초부터 홍콩에 온 목표가 달랐기에
둘은 결국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이요는 힘든 시기 자신의 손을 잡아 준 암흑가 보스 표형과 연인이 되고
1990년 겨울, 이요는 소군, 소정과의 결혼식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오랫만에 다시 재회하게 된다.
이후 이교에 대한 속마음을 숨기기 힘든 소군은 고모의 재산을 소정에게 넘겨준후 이혼하고
둘은 각자의 사정으로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1993년 가을
미국에서 불안전한 삶을 이어가던 이요와 표형
어느날 집을 사고자 나갔던 세탁소 앞길에서 어린 갱단의 총에 표형이 살해된다.
 
미국 이민국에 의해 비자 만료로 강제 출국 당하는 차 안에서
우연히 자전거를 타고 가는 소군을 발견한 이요는
서둘러 소군를 쫓아가지만 결국 뉴욕 한복판에서 놓치게 된다.
 
출처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SOiIo0awEU0

 
 
엇갈리는 만남을 뒤로 한 후
시간은 덧없이 흘러 어느덧 2년후, 1995년이 된다.
강제 출국을 모면한 이요는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가이드 일을 하고 있고 
돈을 어느 정도 벌자 고국으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을 구하고 나오다
등려군의 사망 뉴스를 접한다.
 
찹잡한 마음에 길을 걷던중
전자 매장의 TV 속 뉴스를 주시하다가 가던 길 다시 가려고 고개를 돌리던 이요
마침내 운명처럼 소군과 재회를 하게 되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둘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잔잔한 미소로서 확인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뉴욕 차이나 타운의 전자 매장, TV 에서의 등려군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되는 두 사람
그리고 마침내 서로를 알아보는 재회의 시간입니다.
엔딩 곡으로 깔리는 등려군의 첨밀밀입니다.

 
출처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axfdk2JtEPg&t=1s

 

에필로그(epilogue)

1986년 3월 1일
 
 
운명적인 만남의 주인공 소군과 이요의 과거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소군보다 몇년 먼저 홍콩에 도착해 타국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않았나 생각했던 이요는
사실 소군이 탑승한 열차에 같이 타고 있었고 심지어 반대편 좌석에서 머리까지 맞대고 잠을 잔 여성이었습니다.
둘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홍콩에 도착하였고 열차에서 내리면서
따로 였지만 함께 였다는 장면을 암시하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1985년, 8월 14일 전라도 광주 상무대(육군 전투 병과 학교) 기갑 학교 조교로 전역후
영화가 시작되는 1986년, 제가 26살이었고 첫 회사로 인켈(INKEL)에 취직한 해 였습니다.
어쩌면 영화의 프롤로그(prologue) 부분이 저와 같은 청춘의 시작이어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가요??
참 이런 영화 보면 센티멘털(sentimental) 해지네요~~
 
제가 등려군의 첨밀밀을 좋아하는 건 2003년 초 남대문 시장에서 액세서리 장사를 하면서
중국 저장성 이우(義烏)를 드나들면서입니다.
 
당시 그 거대한 이우의 복전 시장(福田, 푸텐 스창)을 하루 종일 발품 팔아 돌아다니고 저녁에 피곤할 때 
발 안마방에서의 조그만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던 잔잔한 등려군의 노래가 바로 이 첨밀밀이었습니다.
 
노곤한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종업원의 정성 어린 손길과 귓가를 간지럽히는 등려군의 목소리에
아득하고 달콤한 꿈결로 빠져들 때의 그 순간을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중국말이 잘못 들으면 굉장히 시끄럽고 목소리가 커서 대화하는 게 서로 싸우는 것처럼 들리지만
혼자서  나긋하게 속삭이면 발음이 굉장히 감미롭습니다.
등려군의 노래 야래향(夜來香),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 첨밀밀(甛蜜蜜)이 대표적이죠!!
 
그래서 다시 한번 중국 이우에 가고 싶습니다.
3박 4일간 묵었던 " 청중청 " 호텔(城中城酒店)도 다시 가고 싶고
그때 통역했던 조선족 동생, 남청일 씨도 다시 만나 보고 싶습니다.
20여년이 다 되어 가는 오늘 청일이 동생은 또 어떻게 변했을까요???
 

 


 
영화 속 소군(여명)과 주방장의 대사 중 이런 말이 있습니다.
 
유연천리 래상회  무연대면 불상봉(有緣千里 來相會  無緣對面 不相逢)
" 인연이 있다면 천리 멀리에 떨어져 있어도 만나지만
인연이 없다면 얼굴을 마주하고 살지라도 만나지 못한다. " 라는 말입니다.
 
불교 용어의 회자정리 거자필반과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
" 만남에는 헤어짐이 정해져 있고  떠남이 있으면 반드시 돌아온다. "
 
 
한가로운 일요일 EBS 시네마 극장에서 홍콩 영화
첨밀밀과 함께한 편안한 오후였습니다.
 
 

 


 
 
INKEL
1  Line
화이널 (Final) 검사
 
 
이요와 소군은 환하게 웃었다.
영화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도 지난 세월 켜켜히 쌓인 회한 때문일까??
웬지 마음 한구석은 아리다.
그때는 왜 그리 솔직하지 못했을까??
그때는 왜 그리 용기가 없었을까??
언제나 그렇듯 후회는 부질없다.
 
그래서 사랑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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